<p></p><br /><br />내일 서울 광화문에서는 성폭력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5차 집회가 열립니다. <br> <br>안희정 전 지사 무죄 선고나 여성 대상 성범죄 처벌에 대한 저항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. <br> <br>젊은 여성들이 광장으로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. <br> <br>김유림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서울 월곡지구대 최영주 경사. 지난 해 4월 퇴근길 지하철에서 여성의 뒷모습을 몰래 찍는 남성을 우연히 적발한 뒤, 반년 동안 같은 수법의 몰래카메라 범죄자를 23명이나 붙잡았습니다. <br> <br>몰카범들은 대부분 "장난으로 찍은 것" 이라고 둘러댑니다. <br> <br>[최영주 / 서울 월곡지구대 경사] <br>"휴대폰으로 간편하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잖아요. '범죄가 별 거 아니다, 이건 금방 할 수 있다, 이게 뭐 범죄냐' 이런식으로…." <br><br>[김유림 기자] <br>"평범해 보이는 사무실인데요. 이곳에는 몰래카메라 4대가 설치돼있습니다. 이 명함지갑과 차키, 물병에는 몰래카메라 렌즈가 있고요. 심지어 이 여성용 가방 한쪽 면에도 몰래카메라 렌즈가 숨겨져 있습니다."<br> <br>아무리 주의깊게 보더라도 전혀 눈치 채기 어려운 수준이다 보니 요즘엔 이렇게 몰래카메라를 적발하는 탐지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. <br> <br> 그야말로 몰래카메라를 둘러 싼 창과 방패의 싸움입니다. <br><br> 서울 도심에서 4차례 열린 몰카범죄 규탄대회에 참석한 20대 여성 3명. <br> <br>"여성 대상 성 폭력에 대한 공포는 일상이 된지 오래"라고 말합니다. <br> <br> [A씨 / 23세] <br>"화장실에 (카메라) 구멍이 제가 생각한 거보다 너무 많고 이건 누가 봐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.“ <br> <br> [B씨 / 23세] <br>"밤에 길을 걸을 때 뒤를 자꾸 돌아보고. 엘리베이터에 어떤 남자가 같이 타면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요." <br> <br> 몰래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자는 99%가 남성이지만 70%는 벌금형에 그쳐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. <br> <br> 반면 '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'의 피고인 여성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자 불만이 폭발했습니다. <br> <br>[B씨 / 23세] <br>“이제까지 남성(피의자)한테 처벌을 한 수준과 비교해 봤을 때 홍대 몰카 올린 그 여성분이 받게 된 형량이 상대적으로 지나쳤다, 이렇게 느껴질 수밖에….“ <br> <br>과격성 논란을 빚고 있는 워마드와 도심집회에 참석하는 대대수의 여성들은 무관하다는 말도 합니다. <br> <br>[C씨 / 23세] <br>"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안 들어주니까. 드디어 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어준다는 그런 용기가 생긴 거 같아요." <br><br>2012년 성폭력처벌법에는 원치 않는 영상, 사진 등을 찍어 유통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<br>처한다는 조항이 신설됐습니다. <br><br>하지만 법 시행 6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확한 양형기준이 없어 '고무줄 판결'이 나온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. <br> <br>[김영미 /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] <br>"벌금형이 선고될 경우에 피고인들도 '내가 이렇게 찍는 걸로 벌금형만 내면 끝이네?'라고 생각하다보니 계속 재범하는 경우도 많거든요." <br><br>리벤지 포르노, 몰래카메라 등 디지털 성폭력 영상을 대량 올리거나 유통해도 성폭력처벌법에 저촉되지 않고 그런 영상을 유통해 얻은 수익을 몰수하는 법안은 아예 없습니다. <br><br>언제 어디서 성범죄의 피해자가 될지 모른다는 일상적인 공포에 고스란히 노출된 한국의 여성들. 그들을 보호해야 할 사회적 안전망은 너무도 허술한 것이 현실입니다. <br> <br>[C씨 / 23세] <br>"잠재적 범죄자는 기분이나 나쁘지, 잠재적 피해자는 생활을 할 수가 없는데. 화장실을 못 가고, 집을 혼자 못 가는데." <br> <br>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. <br> <br>rim@donga.com <br> <br> 연출 김남준 <br> 구성 고정화 이소희 <br> 그래픽 전유근